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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순서 총정리

007 시리즈 순서와 총정리|배우는 여섯 번 바뀌었는데 리부트는 딱 한 번이었다

by NONEDONE M 2026.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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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시리즈를 처음 정주행하려는 분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 주인공 배우가 여섯 번 바뀐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 정도로 배우가 바뀌면 이야기도 함께 리셋됩니다.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몇 년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007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1962년부터 2002년까지 40년 동안, 배우만 다섯 번 갈아 끼우면서 같은 세계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시리즈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리셋한 것은 2006년입니다.

배우는 여섯 명, 리부트는 한 번

배우 기간 편수 비고
션 코너리 1962~1971 6편 《살인번호》로 시작. 시리즈의 원형을 만듦
조지 라젠비 1969 1편 《여왕 폐하 대작전》 단 한 편
로저 무어 1973~1985 7편 최다 출연. 유머와 과장된 톤
티모시 달튼 1987~1989 2편 원작 소설에 가까운 냉정한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 1995~2002 4편 냉전 이후의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2006~2021 5편 여기서 처음 리부트

표를 세로로 읽으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배우가 바뀌어도 시리즈는 ‘다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코너리에서 무어로 넘어갈 때도, 무어에서 달튼으로 넘어갈 때도, 영화는 그냥 다음 편을 이어 만들었습니다. 같은 상관(M)이 있고, 같은 기술 담당(Q)이 있고, 본드는 이미 베테랑 요원입니다. 얼굴만 바뀐 채 세계는 계속됐습니다.

이 방식은 사실 이상합니다. 1962년에 성인이었던 인물이 2002년에도 현역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리즈는 그 모순을 설명하지 않았고, 관객도 따지지 않았습니다.

2006년, 처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했습니다

《카지노 로얄》(2006)이 시리즈에서 특별한 이유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데뷔작이라서가 아닙니다. 44년 만에 처음으로 본드의 시작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본드는 ‘00’ 등급을 막 받은 신참입니다. 자기 통제가 안 되고,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임무를 망칩니다. 이전 40년의 사건들은 없던 일이 됩니다.

원작을 생각하면 이 선택은 자연스럽습니다. 이언 플레밍이 1953년에 발표한 첫 소설의 제목이 바로 《카지노 로얄》입니다. 시리즈는 44년 만에 1번 소설로 돌아간 셈입니다.

이후 크레이그의 5편은 서로 이어집니다. 앞 편의 사건이 다음 편에 영향을 주고, 인물 관계가 누적됩니다. 007이 ‘연속된 이야기’가 된 것은 이때가 처음입니다.

시리즈 순서 — 시대별로 끊어 보면 됩니다

25편을 순서대로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배우가 바뀌는 지점이 사실상의 챕터 구분이기 때문에, 시대 단위로 끊어서 접근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시대 성격 입문작
1960년대 (코너리) 냉전 첩보물. 시리즈의 기본형이 완성됨 《007 골드핑거》(1964)
1970~80년대 (무어) 오락 액션. 장치와 유머가 전면에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1990년대 (브로스넌) 냉전이 끝난 뒤의 첩보 《007 골든아이》(1995)
2006년 이후 (크레이그) 리부트. 5편이 하나로 이어짐 《007 카지노 로얄》(2006)

처음 보신다면 《카지노 로얄》부터를 권합니다. 앞의 스무 편을 몰라도 되고, 이 영화가 곧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재미를 느끼셨다면 크레이그의 5편을 순서대로 이어 보시고, 그다음에 옛날 편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순서가 가장 무리가 없습니다. 1960년대 편을 먼저 보면 연출 속도 차이 때문에 중간에 멈추기 쉽습니다.

크레이그 5편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카지노 로얄(2006) → 퀀텀 오브 솔러스(2008) → 스카이폴(2012) → 스펙터(2015) → 노 타임 투 다이(2021).

6년의 공백 — 영화가 아니라 법정 때문이었습니다

시리즈 연표에는 설명이 필요한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1989년 이후 6년 동안 007 영화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흥행 실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작사와 배급 관련 법적 분쟁이 길어지면서 제작 자체가 묶여 있었습니다. 그사이 티모시 달튼은 계약이 만료돼 자연스럽게 하차했습니다.

그래서 달튼의 2편은 시리즈에서 가장 저평가된 구간이자 가장 억울한 구간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그의 본드는 원작 소설에 가장 가까웠지만, 평가가 뒤따라오기 전에 시리즈가 멈춰 버렸습니다.

1995년 《골든아이》로 복귀했을 때 세상은 이미 달라져 있었습니다. 냉전이 끝나 있었고, 영화 안에서도 본드가 ‘시대에 뒤떨어진 유물’이라는 말을 직접 듣습니다.

제작사가 60년 만에 바뀌었습니다

이 시리즈에는 다른 프랜차이즈에 없는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집안이 60년 가까이 제작을 관리해 왔다는 점입니다.

1962년 시리즈를 시작한 제작자는 앨버트 브로콜리였고, 이후 그의 딸 바버라 브로콜리와 의붓아들 마이클 G. 윌슨이 제작을 이어받았습니다. 배우와 감독은 계속 바뀌었지만 ‘누가 본드인가’를 결정하는 자리는 한 가족이 지켜 왔습니다.

그 구조가 최근 달라졌습니다. 2025년, 아마존 MGM이 이 시리즈의 창작 결정권을 확보했습니다.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제작 방향을 정하는 주체가 바뀐 것입니다.

다음 본드가 누가 되고 시리즈가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습니다. 《노 타임 투 다이》 이후의 007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건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실제로 찍은 스턴트와 로케이션 액션을 좋아하는 분
  • 한 캐릭터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시 해석되는지 보고 싶은 분
  • 《본》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을 재미있게 본 분

반대로 일관된 세계관과 촘촘한 연속성을 중요하게 보는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편마다 톤이 크게 다르고,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굳이 정리하지 않습니다.

또한 초기작에는 지금 기준으로 불편하게 느껴질 묘사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 인물을 다루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고, 1960~70년대 편을 볼 때는 그 점을 감안하게 됩니다.

✂️ NONEDONE’s Cut

이 시리즈를 정리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꾸지 않는 것’과 ‘바꾸는 것’을 나누는 방식이었습니다.

007은 주인공 배우를 여섯 번 바꿨습니다. 보통은 그게 가장 위험한 변경입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배우를 소모품처럼 교체하면서도 이름, 직업, 상관, 무대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굴이 바뀌어도 관객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2006년에는 그 반대를 했습니다. 세계관을 통째로 지우고 인물을 처음으로 되돌렸습니다. 40년 동안 안 하던 일을 한 번에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이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래 가는 시리즈의 조건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007을 보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무엇을 지킬지 정확히 정해 두면, 나머지는 얼마든지 바꿔도 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작품 정보와 출처

시리즈 제임스 본드 007 — 1962년 《살인번호》부터 2021년 《노 타임 투 다이》까지 본편 25편
원작 이언 플레밍의 소설 시리즈 (1953년 《카지노 로얄》이 첫 작품)
역대 본드 션 코너리, 조지 라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유일한 리부트 《카지노 로얄》(2006) — 본드가 00 등급을 받는 시점부터 다시 시작
제작 앨버트 브로콜리 이후 바버라 브로콜리·마이클 G. 윌슨이 관리. 2025년 아마존 MGM이 창작 결정권 확보

배우별 출연 편수와 개봉 연도, 1989년 이후 제작 중단 경위, 제작 주체 변경에 관한 내용은 공개된 개봉 기록과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편수는 EON 프로덕션이 제작한 본편 기준이며, 1967년판 《카지노 로얄》과 1983년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처럼 별도로 제작된 작품은 제외했습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편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평가와 추천은 작성자 개인의 감상입니다. 줄거리 관련 스포일러는 넣지 않았습니다. 대표 이미지는 직접 생성한 것으로 영화의 실제 장면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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