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션 영화를 볼 때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분명 격렬한 장면인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는 것. 컷이 0.5초마다 바뀌고, 카메라가 흔들리고, 주먹이 어디로 나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존 윅》은 그렇게 찍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이 시리즈의 감독이 원래 스턴트맨이었기 때문입니다.
감독은 원래 키아누 리브스의 대역이었습니다
시리즈를 만든 채드 스타헬스키는 배우도 각본가도 아니었습니다. 스턴트 퍼포머 출신이고, 《매트릭스》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스턴트 대역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이후 데이비드 리치와 함께 액션 설계 전문 스튜디오를 세우고 여러 영화의 액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다 2014년, 두 사람이 함께 연출한 첫 장편이 《존 윅》이었습니다.
이 이력이 왜 중요한가. 스턴트맨은 컷을 자르는 편집을 싫어합니다. 몇 달을 훈련해 만든 동작이 세 번 끊기면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컷을 자르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의 액션에는 명확한 원칙이 있습니다.
- 배우의 얼굴이 보여야 한다 — 대역을 감추려고 뒤통수만 찍지 않습니다
- 전신이 프레임에 들어와야 한다 — 발이 어디 있는지 보여야 동작이 읽힙니다
- 가능한 한 끊지 않는다 — 한 호흡에 여러 동작이 이어집니다
이 세 가지는 1970~80년대 홍콩 액션 영화의 문법이기도 합니다. 성룡의 영화가 지금 봐도 시원한 이유와 같습니다. 무엇을 하는지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대가가 큽니다. 배우가 실제로 그 동작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촬영 전 수개월간 사격·유도·주짓수 훈련을 받은 것은 홍보용이 아니라 이 촬영 방식의 전제 조건이었습니다.
총격과 근접격투를 끊김 없이 섞는 이 시리즈의 스타일에는 ‘건 푸(gun fu)’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총을 쏘다가 그대로 상대를 던지고, 다시 조준하고, 탄창을 갈아 끼우는 동작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이 역시 편집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연결해서 찍은 것입니다.
시리즈 순서 — 본편 4편과 확장 작품들
《존 윅》은 순서가 꼬이지 않습니다. 개봉 순서 = 시간 순서이고, 각 편이 바로 앞 편의 결과에서 시작합니다. 특히 2편 이후로는 며칠 사이의 일을 다룹니다.
| # | 제목 | 원제 / 연도 | 한 줄 정리 |
| 1 | 존 윅 | John Wick / 2014 | 은퇴한 남자가 돌아오는 이유. 시리즈에서 가장 단순하고 가장 완결적 |
| 2 | 존 윅 — 리로드 | John Wick: Chapter 2 / 2017 | ‘규칙’과 조직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펼침 |
| 3 | 존 윅 3: 파라벨룸 |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 2019 | 2편 결말 직후. 도주극 구조, 액션 밀도 최고조 |
| 4 | 존 윅 4 | John Wick: Chapter 4 / 2023 | 약 169분. 파리·오사카·베를린을 도는 결산 |
| — | 더 콘티넨탈 (드라마) | The Continental / 2023 | 1970년대 배경 프리퀄 미니시리즈 |
| — | 발레리나 (스핀오프) | Ballerina / 2025 | 3편과 4편 사이 시점을 다루는 외전 |
흥행이 매 편 늘어난 드문 시리즈
속편이 이어질수록 관객이 빠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시리즈는 반대였습니다.
| 작품 | 제작비(약) | 세계 흥행(약) |
| 존 윅 (2014) | 2,000만~3,000만 달러 | 8,600만 달러 |
| 리로드 (2017) | 4,000만 달러 | 1억 7,100만 달러 |
| 파라벨룸 (2019) | 7,500만 달러 | 3억 2,700만 달러 |
| 존 윅 4 (2023) | 1억 달러 | 4억 4,000만 달러 |
1편은 개봉 당시 큰 기대작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극장보다 입소문과 가정용 시장에서 먼저 살아났고, 그 반응이 2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편수가 늘수록 관객이 늘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하다고 봅니다. 관객이 이 시리즈에서 기대하는 것이 이야기의 반전이 아니라 액션의 완성도이고, 그건 제작비를 넣으면 실제로 좋아지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사가 거의 없다는 사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4편의 경우 러닝타임이 169분인데 주인공의 대사량은 매우 적습니다. 상당 구간을 표정과 동작만으로 끌고 갑니다.
이것도 스턴트 출신 연출의 결과로 읽힙니다. 설명해야 할 것을 대사로 처리하지 않고 몸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인물의 상태는 그가 얼마나 지쳤는지, 계단을 어떻게 오르는지로 전달됩니다.
어떤 순서로 볼까
처음이라면 개봉 순서 그대로입니다.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편별 성격이 꽤 다르므로 목적에 따라 나눠 보셔도 됩니다.
- 한 편만 본다면 → 1편. 러닝타임이 짧고 완결돼 있으며, 이 시리즈가 왜 특별한지가 여기 다 있습니다
- 액션만 원한다면 → 3편 파라벨룸. 도서관·마구간·유리방 장면이 몰려 있습니다
- 세계관이 좋다면 → 2편. 규칙과 조직이 가장 많이 설명됩니다
- 스핀오프는 나중에. 《콘티넨탈》과 《발레리나》는 본편을 본 뒤에 보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 액션이 무슨 동작인지 눈에 보이는 영화를 찾는 분
- 설명이 적고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네온과 비, 정장과 호텔 같은 시각적 스타일을 즐기는 분
반대로 폭력 묘사에 민감한 분께는 권하기 어렵습니다. 이 시리즈는 타격의 결과를 숨기지 않고 보여줍니다. 국내 등급도 청소년 관람불가입니다.
이야기의 깊이를 기대하는 분에게도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고, 편이 거듭될수록 설정만 늘어난다는 지적도 꾸준히 따라붙습니다.
✂️ NONEDONE’s Cut
이 시리즈를 보면서 계속 생각한 것은 ‘보여준다’는 태도였습니다.
요즘 액션 영화들은 관객이 못 보게 만드는 방식으로 액션을 만듭니다. 빠르게 자르고, 흔들고, 어둡게 합니다. 그러면 배우가 못 해도 되고 대역이 티 나지 않습니다. 편하지만 남는 게 없습니다.
《존 윅》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습니다. 다 보여주기로 했고, 그러려면 배우가 진짜로 할 줄 알아야 했고, 그래서 몇 달을 훈련시켰습니다. 감독이 스턴트맨 출신이라는 사실이 이 모든 선택의 출발점입니다.
결국 이 시리즈가 남긴 것은 세계관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액션은 이렇게 찍을 수도 있다”는 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여러 영화가 이 방식을 따라 했고, 대부분 원본만 못했습니다.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도 같습니다. 훈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작품 정보와 출처
| 시리즈 | 존 윅 (John Wick), 2014–2023, 본편 4편 |
|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1편은 데이비드 리치와 공동 작업) |
| 주연 | 키아누 리브스 |
| 확장 작품 | 드라마 《더 콘티넨탈》(2023), 스핀오프 《발레리나》(2025) |
| 국내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의 스턴트 이력, 촬영·편집 원칙, 배우 훈련 과정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공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제작비와 흥행 수치는 공개 집계 자료의 근사치이며 집계처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4편의 대사량에 관한 언급은 개봉 당시 보도된 내용으로, 집계 기준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수치는 아닙니다.
이 글의 평가와 추천은 작성자 개인의 감상입니다. 줄거리 관련 스포일러는 넣지 않았습니다. 대표 이미지는 직접 생성한 것으로 영화의 실제 장면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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